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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손가락 없이 피아노 연주하는 할아버지 이야기,,,,,,,,펌
작은둥지
2008. 10. 28. 16:18
오늘 남성교회 창립 80주년 기도회가 있었던 날이다. 사진을 촬영하다 말고 나의 시선은 피아노 쪽으로 옮겨진다. 그 자리엔 나에게 있어서 특별하신 분이 앉아있어야 할 자리에 부목사님 사모님께서 대신 피아노반주를 치고 계셨다. 특별하신 그 분은 양쪽 다리가 없으시며 양쪽 손도 손가락도 없이 뭉퉁한데도 피아노반주를 치시던 분이시다. 2년 전 늦은 가을에 할아버지의 방을 찾게 되었는데 방에 들어서자 벽에 붙은 사진액자엔 많은 사진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그 중에서도 나의 시선을 붙잡는 사진 한 장이 발견되었다. 낯선 예배당에서 양쪽다리도 없이 피아노 앞 의자에 걸터앉아 손가락도 없는 손에 붕대가 감긴채 피아노를 치는 모습 이었다. "할아버지, 이 사진은 어디에서 촬영하신겁니까?" "허허 그 사진! 별거 아입니다." "아니 소록도 예배당은 아닌 듯 한데요?" "녜~에 서울입니다. 예전에 우리 남성교회 방문하신 목사님께서 저를 서울로 초청하여 교회서 피아노 쳐 달라고 부탁하시기에 그때 찍은 사진입니다." 나는 어르신의 손을 쳐다 보며 "아니, 할아버지께서 그 손으로 피아노 치신다구요?" "허허허 마을이 작고, 교회식구도 적은데다 피아노 칠 사람이 없다보니 어쩌다 내가 하게 되었네요. 허허" "아 ~~ 그러세요." 난 혼잣말로 히야~ 신기하다. 나보담 더 불구하시고 불편하실텐데, 그리고 칠순이 넘으신 분께서 어찌 콩나물을 보시고 음을 맞춰 피아노를 치시는지 좌우간 신기할 따름일 뿐이었다. 잠시 후 할아버지께서 입을 여시면서.... "하나님께서 나같은 몸뚱이도 필요하다는데 얼마나 영광스럽습니까. 정말 고맙지요. 참, 내가 어려서 한센病 들어 21살 때 까지 골방생활을 하면서 하나님도 모른채 살아왔었는데 집에 형제간들이 결혼할 시기가 되니까 은근히 나 때문에 어려움을 당할까봐 눈치를 보는 것 같아 소록도를 보내어 달라고 하였더니 우리집에서 안보내 줄려는걸 나 스스로 억지로 소록도에 입원했지요. 소록도에 오니까 눈치 볼 것도 없이 얼마나 마음이 편안 하던지요. 내가 소록도에 오므로써 하나님을 알게 되었고, 보잘 것 없는 나를 하나님께서 필요로 하시다는데 이 보담 더 영광스러운 일이 어디있을까요." "필요!... 그렇네요. 하나님께서 당신의 도구로 쓰실 의향이 있으시면 어떠한 방법으로던 그렇게 능력을 주시나봐요." "집에 가족은 누가 다녀가십니까?" "녜, 가끔씩 다녀갑니다." 계절이 바뀌고 봄이되어 밭에는 파종을 할 시기가 된 무렵, 어느 날 아침 다시 교회 앞을 지나다 언덕 밑을 내려다보니 엉덩이에 타이어 조각을 깔고서 밭을 일구고 있는 모습을 자세히 바라보아었다. 타이어 조각을 고무줄로 메어 허리에 묶어었고 손에는 붕대를 감아 괭이자루를 끼워 일구고 있는 것이다. "할아버지~ 제가 좀 해 드릴께요." "아이구, 괜찮습니다. 이제 다 했는데요." 하며 손에 끼웠던 괭이를 빼어낸다. "할아버지, 힘들게 밭 농사 안지어도 되잖아요?" "허허 호박이라도 몇 구덩이 심어 놓으면 교회 은인들이 방문했을 때 호박 한 덩이 선물로 건네주면 그렇게도 고마워 하고 좋아들 하신답니다. 여기서는 그냥 심으면 되지만 도심에서는 사먹어야 하지요. 돈이 문제가 아니고 은인들은 우리의 성의를 고마워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." "아~~녜 그 말씀을 듣는순간 나는 이제 것 살아온 세월은 헛 살아었다는 느낌이 든다. 주위 할머니들에게 할아버지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며 대답을 들어보는 순간 내가 진짜 얼마나 못나게 살아왔는지를 실감을 느낀다. "하 집사님은 누구의 도움을 잘 안받아요. 그라고 누가 도와주면 그 보답을 할게 없응게 꼭 새벽기도 시간에 기도 바쳐 줘요. 새벽기도는 비가오나 눈이오나 저 전동차를 타고 교회 와서는 찬양대 반주를 쳐준다 아이요. 우리 교회에서는 하 집사님 없어서는 안되요." "할아버지께서 집사님이세요?" "야~아 우리교회 집사님 아이요." "아~ 그랬군요." 하나님 앞에서 어떤 사명감을 부여 받은 듯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생활하고, 열심히 믿음을 지키시면서 내 몸이 불편하여도 하나님 앞에 영광을 돌릴 줄 아시는 할아버지는 2008년 4월 25일 79세의 일기로 하나님 곁으로 가셨습니다. 소록도에 들어와(1946년 입원) 반세기 넘게 살아오시면서 그의 손가락이 다 끊어지고 양 다리까지 잘려나간 복합 장애인.... 그렇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생명이요. 소망이었다고 하셨습니다. 불구의 몸으로도 매일 새벽 두 시면 전동차를 타고 예배당에 나와 새벽기도를 드렸다고 하시던 할아버지.... 오늘은 남성교회 창립 80주년 역사적인 예배에 할아버지께서 저 피아노 자리에 안계신 것을 발견하고 아쉬우면서도 그 할아버지가 못내 그리워 졸필을 옮겨보았습니다. |
출처 : 아트힐
글쓴이 : 하얀첼로 원글보기
메모 : 비록 몸은 녹아지는 삶을 사셔야 했던 아픔있지만, 영혼은 영원한 주님의 품에서 안식하실 할아버님 집사님이 자랑스럽군요. 은혜의 좋은 글 감사합니다. 샬롬~~